오팔 리, 고통을 희망으로 바꾼 생존자의 이야기
가정 폭력 생존자 오팔 리, 고통을 희망으로 바꾼 그녀의 이야기
오팔 리(Opal Lee)는 단순한 흑인 인권 운동가가 아닙니다. 그녀는 깊은 상처를 꺼내어 세상에 보여주고, 그 상처를 정의와 치유의 언어로 바꿔낸 여성입니다. 가정 폭력 생존자이자, 준틴스(Juneteenth)를 연방 공휴일로 만든 저항의 상징인 그녀는, 누구보다 조용하고 강하게 싸워온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 그녀는 인종차별과 함께 집 안에서조차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부모의 폭력, 무너진 가족, 말할 수 없는 두려움 속에서 그녀는 어린 나이에 세상의 어두운 면을 너무 일찍 배웠습니다. 침묵은 그녀의 유일한 방어였고, 고통은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팔 리는 침묵에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20대부터 지역사회 교육 운동에 참여하며, 스스로의 상처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말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겪은 가정 폭력의 진실을 꺼내 놓으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녀는 피해자가 아닌, 변화의 시작점이었습니다.
그녀의 가장 상징적인 행동은 89세에 시작한 ‘자유 행진’이었습니다. 미국 전역을 걸으며 준틴스의 의미를 알리는 이 캠페인은, 단순한 역사 교육을 넘어 개인의 상처와 회복의 기록이기도 했습니다. 2500마일을 걸으며 그녀는 '말하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했습니다.
2021년, 그녀의 오랜 외침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준틴스를 연방 공휴일로 공식 지정하며, 오팔 리는 그 역사적 장면의 중심에 섰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축하 속에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아직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집 안에서 고통받고 있어요." 그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팔 리는 지금도 연설에서 반복합니다. “당신의 고통은 당신의 정의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닌, 행동의 선언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지우지 않고, 그 고통을 그대로 들고 세상과 마주했습니다. 그 용기 덕분에, 수많은 생존자들이 침묵을 깨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